뭐 사진밑에 이름을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찰리채플린의 사진입니다. 그런데 전혀 찰리채플린 같지 않죠? 콧수염도 없고 영국모자도 없고 나비넥타이도 없습니다. 그래서 대번에 알아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찰리채플린하면 우리가 떠오르는 고정이미지가 있죠. 하지만 찰리채플린이 스크린밖에서도 진한 화장을 하고 우스꽝스런 표정으로 살까요? 그런것은 아닐것입니다.
스크린에서 보는 채플린은 그가 만들어낸 하나의 인물이고 진짜 채플린은 그런식으로 뒤뚱거리며 걷지 않고 코를 씰룩거리지 않습니다. 일상에서의 채플린을 만난다면 바로 위의 사진과도 같은 모습이겠죠. 그를 나타내는 소품인 모자와 지팡이 나비넥타이가 없어 한번에 알아보지 못하지만 채플린임을 알고 들여다 보면 그가 채플린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소뿔을 흉내낸 유머스러운 모습이 그것이죠.
초상사진의 대가인 사진작가 리차드 아베돈(Richard Avedon 1923~2004)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화보속의 스타들의 사진과 다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우리는 사진을 찍을려고 카메라를 들이밀면 카메라를 피하는 사람과 카메라에 당당한 사람을 만나볼수 있습니다. 카메라를 피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보다(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자기모습) 못생기게 나오거나 못나보이게 나오는 사진을 경험해 봤던 사람들입니다. 사진은 우리의 흐트러진 모습을 빠르게 담기도 합니다.
굴욕사진들의 대부분이 스타들의 순간포착사진들인것이 그 때문이죠. 이런 순간포착사진은 두가지 양면성이 있습니다.
굴욕사진으로 대변되는 추악한 나의 모습을 담기도 하고 증명사진을 찍을때 카메라를 의식할때의 경직된 표정이 사라진 자연스러운 혹은 내가 가장 나 다울때의 모습을 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하나,둘,셋 사진보다는 스냅사진 예고없이 찍는 사진 몰래찍는 사진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리차드 아베돈은 약간 다른 방법으로 그 사람의 내면을 담아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