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왜곡을 거부한 샐리만

 

대학원 때 시각예술연구라는 과목에서 샐리만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자료정리를 하다보니 샐리만 작품이 우수수 쏟아진다. 그때에도 샐리만의 작품을 계속 보고 있노라니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그녀의 세계로 나도 모르게 묻혀가는 이상한 중독증세를 느꼈었는데 다시 보니 역시 그렇다.

샐리만(Sally Mann)은 1951년 버지니아 렉싱톤에서 출생하여Hollins College에서 문학학사, 석사를 받았고, 다수의 개인전과 수상의 이력을 가진 주목할 현대여류사진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주로 자신의 자녀들이 대상이 되었는데, 에메트, 제시 버지니아가 그들이다.

아무런 제재도 없는 공간 속에서 자유스럽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하여 귀환회로를 위한 이미지를만들고 싶다는 게 그녀 작품의 큰 줄기이다.
주로 어린 시절 이야기, 우정과 사랑, 성, 친구, 수많은 사연,그리고 자식들의 현존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남겨주려는 부모로서의 사랑이 그의 카메라를 통해 나타난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을 대하면 어린이의 밝고 순진무구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상상해온 사람에게는 다소 충격을 준다. 너무나 자유스러운 포즈와 표정, 대상의 무한한 인간의 갈구,

그녀의 블러효과나 절제된 영상처리를 통하여 작품 속의 어린아이들은 어린이라는 틀 속에 감추어져왔던새로운 본능을 드러내고 있다. 흑백이미지의 어두움과 현란한 밝음의 대조, 버닝과 다징을 통한 빛의 표현,오래된 카메라를 사용하여 긁히거나 강한 빛의 흔적을 남기는 그녀의 기법이사진의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어주며, 사진은 더 이상 어른들이 구획한 어린이의 세계가 아니라 본능 그대로, 자연 그대로, 생태적으로 존재하는 어린이들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녀의 작품은 비난 또한 난무했다. 자신의 자녀들의 자라는 모습, 주로 나체로 생활하는 그녀의 자녀들의 모습을 전혀 왜곡됨이 없이 카메라에 담은 것이기에때로는 가학적이거나 지나치게 성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고이러한 이유로 어린이(자신의 자녀)를 상대로 어린이 포르노물을 만들었다는 미국 보수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그러나 비평을 의식이나 한 듯자신의 작품에 대한 샐리만 자신의 평가는 "진실성"을 담으려 했다는 것이다. 사변적인 것을 배제하고, 말 그대로의 가족 사진,그녀는 에밀리디킨스의 구절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좋은 영상이 왔을 때, 그 이미지가 진실을 말해주길 원하지만,

그러나 그것들은 언제나 왜곡되어 나타나는 것 같다. "

그녀는 이러한 비평을 뒤로 하고, 1974년 Ferguson Grant, Frients of Photography를 비롯하여
각종 상을 휩쓸어 주부에서 세계적인 사진 작가로 자신의 위치를 옮겨놓았다.

 
작품집<At Twelve>

1988년 <At Twelve>는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집으로워싱턴의 코오코란 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의 사진을 수록하고 있다. 친구에 대한 질투와 물건에 대한 소유욕, 남과 견주게 되는 열등감 등을 사진에 표현하고자 하였다.어머니로서 보여줄 수 있는 감동의 작품들이다.

<Immediate Family>

1992년 Immediate Family는 그녀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집이다.
작가로서의 역량과 작품의 질적 가치가 잘 나타나 있으며이 작품집으로 인하여 아동학대라는 비평을 받게 되었고, 물리적인 학대와 성적 요소(Uncanny Resemblances)는그녀의 작품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과연 보수주의자들의 평가가 정당한 것인지 나름 감상해보라. 처음 보는 순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보수주의자의 평가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

<Still Time>

1994년 발표된 Still Time은 샐리만의 20년 사진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 형식으로 발표되었다.
꿈연작, 풍경, 루리스 로 포트폴리오, 여성인물, 폴라로이드 8x10, 폴라로이드 20x24, 열두살, 직계가족가족컬러 등 12가지의 주제로 나누어 대표작만 선별하여 전시하였다.

사진이란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라는 의미로 붙여진 제목 "정지된 시간(Still Time)"잊혀진 미국인의 꿈과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으며,녹색 정원과 목가적인 풍경은 미국인들이 돌아가야 할 영원한 이상을 땅을 상징하는 귀환회로를 담고 있다.


그녀의 작품에 대한 논란의 경계

그녀의 작품에 대한 논란의 경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했을 때 사람들은 어떤 범죄나 선과 악의 구별이 없이 창조의 모습 그대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인하여 이제 세상에는 죄와 선의 구별이 생겼고,죄라 명명된 것들의 피상적인 모습은 때로는 그 속에 내재하는 지극선에 있어서도 죄라 규정되기도 하였다.
죄란 정말 있는 것일까?죄란 죄라 규정할 때 죄가 되는 것을 우리는 당연히 인습의 틀 속에서 죄라 한 것은 아닐까?그러나 어린아기의 벗은 모습을 보고 누구도 선정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샐리만의 이 사진은 왜 선정적으로 보일까? (나도 맨 처음 이 사진을 대했을때 묘한 느낌이 들었었다.)이 모델은 마치 에덴의 동산에서처럼 자연스럽게 자연 속에서 뒹굴다가 잠이 들었다. 그러나 흰색 피부에 묻은 풀들과 풀어헤친 머리, 그리고 뒷모습, 이러한 영상의 법칙이
선정스럽다는 생각을 유도한다. 특히 로리타리즘으로 인하여 소녀의 벗은 모습은 우리의 인식의 틀에는곧바로 포르노로 연결이 되는 이상한 구조를 갖는다.
또한 벗은 몸, 엉덩이나 가슴 부위, 누운 자세 등 우리들이 규정한 포르노 코드는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 속에도 정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을 대한지도 몇해가 지났고그녀의 작품을 발표하기 위하여 선의의 평가자를 자처했음에도아직도 그녀의 작품이 내게는 낯설다. 나에게도 죄와 선의 모든 굴레에 대한 선입견이 쉽게 지워질 수 없을 만큼 강하게 씌워져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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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blog.naver.com/eunicekk/30027585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