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그림들展' _박재동 화백

 

      갤러리  자인제노

                                          02  737  5751

 

                        2009_6_11 - 6_24 

 

몇 해나 됐을까? 딸이 유치원에 다닐 때였을 것이다.우리 가족은 신랑측의 화객이 되어 결혼식에 갔다.신랑은 내가 잘아는 만화가였다.그 날 그 결혼식에 박재동 화백께서도 후배 만화가를 격려하기 위해 오셨다.식이 끝나고,화객들은 피로연이 열리는 음식점으로 갔다.아내는 음식을 기다리는 사이 딸에게 작은 노트를 주며 박재동 화백이 계시는 자리로 딸을 보냈다.가서 인사드리고 사인을 받아오라는 것이었다.나는 아내가 그러는 것을 처음봤다.이유는 박재동 화백을 좋아한단다.그런데 사인을 받으러 간 딸이 우리가 있는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고개를 돌려 바라보니,박재동 화백께서 사인대신 딸의 얼굴을 그려주고 계신 게 아닌가.딸은 다소곳이 서있기만 했다.우리는 마음 속으로 탄성을 지르며,만세를 불렀다.박재동 화백께서는 식탁에 음식이 나온 뒤에도 계속 그리고 계셨다.우리는 피로연장을 나오면서 박재동 화백께 고맙다며 가볍게 목례만 하고 왔다.그렇게 되어 딸은 지금도 그 날의 그림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그러다가 나는 어느 해 연말 무렵에 프레스센터에서 다시 박재동 화백을 뵙게 되었다.나는 그 날 딸의 그림에 대해서 다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그런데,이번에는 박재동 화백께서 나를 붙잡고 나의 얼굴을 그리셨다.내가 한사코 사양해도 괜찮다고 하시면서 다 그려주셨다.정말 고맙기만 했다.박재동 화백께 잊지 못할 그런 사연이 있다.전시회에 가보고 싶다.

 
[출처] '손바닥 그림들展' _박재동 화백|작성자 중랑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