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사진의 법률적 문제


사진인이라면 길거리를 지나면서 시장에서 나물 파는 아주머니, 복덕방 앞에 앉아 담배 피우는 할아버지, 천진난만하게 뛰어 노는 아이 등을 촬영해 본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길거리를 다니며 촬영한 사진들을 법률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때는 민사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형사 처벌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

거리에서 촬영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촬영하여 인터넷상에 게재하는 이들이 가끔 있는데, 만일 본인의 허락 없는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들의 자녀가 우연히 할아버지, 할머니의 힘겨운 모습을 보게 된다면 “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힘들고 치친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자식들을 화나게 하느냐”며 손해 배상(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꼬마의 사진도 그 부모의 허락 없이 촬영했다면 아이의 사진이 자칫 잘못 유포되어 유괴의 표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부모가 항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남녀의 애정 행각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지금은 연인 사이이지만 나중에 헤어질 수도 있고, 또 그들이 불륜 관계라면 가정 파탄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그에 대한 손해 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위자료 액수는 불손한 의도로 촬영한 것이 아니라면 얼마 되지 않는다. 얼마 전에 대법원에서 판결한 사건에서는 보험사 직원으로부터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 당한 사례가 있다. 가족 초상권 침해에 대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부모는 각 200만 원, 아이는 100만 원등 도합 5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되었다. 하지만 액수가 적더라도 민사 소송이 걸린다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위자료 액수가 높아질 수도 있다. 촬영 당한 이의 수치스런 장면이 공개되었다면 위자료 액수가 수백만 원 또는 1천만 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위자료 청구 대상이 되는 것은 길거리에서 사진에 포함된 모든 이는 아니다. 주제가 되는 경우, 즉 포인트가 되어 클로즈업된 경우에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인공 이외에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이 촬영된 경우는 상대편이 민사 소송을 걸더라도 판사는 “그 사진으로 인해 정신적 손해를 받았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소송은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적어도 3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고, 혼자 소송한다고 해도 최소한의 소송 비용이 20여만 원이며, 법원을 5~10차례 다녀야 한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의도적으로 촬영한 경우가 아니라면 스치는 모습에 대한 손해 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거나 인정된다고 해도 소송하면 오히려 그 사람이 손해 볼 정도로 적은 액수가 될 것이기에 민사 소송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이와 달리 누군지 뚜렷하게 알 수 있는 사진이라면 촬영 전에 허락을 받는 것이 원칙이고, 허락 없이 먼저 촬영했다면 그것을 사용할 때 본인에게 사진 촬영 사실을 알리고 사용해도 되는지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 이 경우 허락했는지 여부는 상대편으로부터 이메일 주소나 연락처를 받아 둠으로써 다툼을 방지할 수 있는 증거 자료로 삼을 수 있다. 한편, 사전 동의 없이 길거리 사진을 촬영해도 되는 경우가 있다.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 정치인 등 공인公人에 해당된다. 다만 그 사진을 사용할 때는 비상업적이고 비영리적인 곳에 해야 한다. 만일 상업적으로 이용하면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 침해에 해당되어 수많은 액수의 손해 배상을 할 수도 있다.

길거리 사진으로 인해 무겁게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지나가는 모르는 여자의 허벅지나 둔부, 가슴 부위를 촬영하여 인터넷에 올리거나 모바일 서비스 업체에 파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이다. 성폭력범죄처벌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허락 없이 성적 욕망이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사진을 공개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제14조의2 (카메라등 이용촬영)


①카메라 기타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 또는 공연히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06.10.26>


②영리목적으로 제1항의 촬영물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이용하여 유포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신설 2006.10.27>



위와 같이 엉뚱한 사진을 촬영하는 이들은 극히 극소수지만 몇몇 사람 때문에 사진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예비 범죄자 취급을 당하다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굳이 촬영을 하고 싶다면 모델을 섭외하는 편이 좋겠다. 이런 경우는 외부에 공개 사용해도 음란성에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성폭력범죄처벌법 “그 의사에 반하여”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델 섭외가 어렵다고 공연히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을 촬영하다가 성폭력범으로 구속된다면 피해자와 합의하느라 수천만 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문철_변호사




거리 사진, 추천 사이트


매그넘
www.magnumphotos.com

팝포토
www.popphoto.com

인퍼블릭
www.in-public.com

스냅스매거진
www.snapsmagazine.com

2point8
2point8.whileseated.org

TOZZOPHOTO
www.tozzophoto.com

The Street Photography Forum
www.johnbrownlow.com/streetphoto

스트릿포토닷컴
www.streetphoto.com

flicker - Just Street Photography
www.flickr.com/groups/97329809@N00

스카이라이트웹
www.skylightweb.com

어반 뷰
www.markushar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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