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희지·안진경‥세기의 명필 125점 서울로

 
서울 역사 박물관이 29일부터 8월31일까지 중국 서안 비림 박물관 소장 명비 탁본 103건 125점을 전시한다.

효로 세상을 다스리고자 했던 당(唐) 현종의 정치이념이 담긴 비석인 석대효경비(石臺孝經碑), 당나라 기독교의 전파과정을 기록한 대진경교유행중국비(大秦景敎流行中國碑), 비석 114개의 앞뒷면에 유교경서 12종 65만자를 새긴 개성석경비(開城石經碑), 왕희지의 글씨를 볼 수 있는 비석인 집왕성교서비(集王聖敎序碑), 단정하고 굳센 글씨체로 해서의 전범이 됐으며 고구려의 왕(王)도 글씨를 구했다고 하는 구양순의 황보탄비(皇甫誕碑), 왕희지 이후 새로운 서예의 규범을 세운 안진경의 대표작이자 그의 서체변화를 볼 수 있는 다보탑감응비(多寶塔感應碑), 안근례비(顔勤禮碑), 안씨가묘비(顔氏家廟碑) 등의 실제 크기 탁본을 볼 수 있다.

조선 초기의 명필 안평대군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조맹부와 명나라 때 유명 화가로 조선시대 화가들에게도 영향을 준 문징명의 필법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유천관산시비(遊天冠山詩碑), 영국 상인들에게서 아편을 몰수해 불태운 청나라 정치가 임칙서의 기개를 엿볼 수 있는 유화산시각석(遊華山詩刻石) 등의 탁본도 공개한다.

전시회에서는 서안비림에서 들여온 크기가 작은 묘지석, 비석의 탁본을 체험할 수 있다. 저명 서예가의 일화를 담은 영상물도 선보인다.

김우림 서울역사박물관장은 28일 “서울역사박물관은 2007년 ‘중국 국보전’과 ‘중국섬서문물정화특별전’을 성공리에 치러냈다. 한 ·중 문화교류의 더 큰 활성화를 위해 섬서성 문물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서안비림박물관과 ‘중국서안비림명비전’을 마련하게 됐다”며 “서안비림 박물관 측이 우리가 탁본 전시에 관심을 보이자 비림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중 다양한 형태의 석물과 각 시대의 가장 중요한 비석들의 탁본을 대여해줬다”고 밝혔다.

자우리광 서안비림박물관 관장은 “서울역사박물관에 와서 비림의 탁본을 전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인사하며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서안은 13개 왕조가 수도로 정할 만큼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며 서안비림박물관은 한나라 때부터 현재까지의 중국 서예법의 역사를 보여주는 비각 3500여점을 소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서예는 한·중의 많은 사람들이 상호 교감하고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는 분야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번 한국 전시에서는 중국의 모든 시대, 각종 서체를 아우르는 103건의 비석 탁본들이 전시된다. 한 ·중 서예 교류, 문화 교류를 이어나가고 활성화 하는데 이바지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마치 비석이 실제 세워져 있는 느낌이 들 만큼 생생하고 세심히 디스플레이했다. 서안비림의 탁본 전시회가 열린 곳들 중에 서안비림박물관의 전시 특색을 가장 잘 살린 전시회”라고 만족스러워 하기도 했다.

                                                                              이민정기자 benoit0511@newsis.com

○ 진한대(秦漢代) : 진나라 승상 이사(李斯)의 역산각석, 한대(漢代)의 조전비(曹全碑) 등
○ 남북조대(南北朝代) : 북위의 황흥조상(皇興造像), 서성(書聖) 왕희지의 집왕성교서비(集王圣教序碑) 등
○ 수대(隋代) : 마치(馬稚)와 부인 묘지 등
○ 당대(唐代) : 당 현종의 석대효경비(石臺孝經碑), 안진경의 안씨가묘비(顔氏家廟碑) 등
○ 송원대(宋元代) : 송 휘종의 대관성작비(大觀聖作碑), 조맹부의 유천관산시비(遊天冠山詩碑) 등
○ 명대(明代) : 동기창의 서익소공가훈비(徐翼所公家訓碑) 등
○ 청대(淸代) : 임칙서의 유화산시각석(游華山詩刻石), 관우기마상비(關羽騎馬像碑) 등

※ 체험코너 :  묘지석 및 비석 탁본하기, 유명서예가일화 영상물상영

※ 전시기간    2008-07-29 - 2008-08-31

※ 전시관람시간
  - 화, 수, 금 : 오전 9시 ~ 오후 7시 (월요일 휴관)
  - 토, 일, 공휴일 : 오전 10시 ~ 오후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