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19일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


캔버스에 못을 박아 벽에 걸 철사줄을 맸어요.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수작업해도 되나 몰라, 하면서요. 끝내고 히죽 웃었네요. 전시회 준비가 쫑났거든요.

제가 그림 그리는 걸  제 식구들과 익명인 블로거들 외엔 많이 몰라요. 
'엥? 먼 그림?  열 우물 파는 녀자가 또 일을 벌였군', 하는 친구와 지인들의 한 소리씩이 귀찮았거든요.ㅎ.
그랬더니 잡일이 생길 때마다 오늘처럼 무식하게 내 맘대로 해치워야하는 고독감이 밀려오더만요. 하하.

올 봄에 전시장 알아보니까 , 인사동 쪽은 작년에 예약이 다 끝나버렸대서 겨우 경인미술관에서 작은 공간을 얻었어요. 산만하지만,  습작전을 치르기엔 딱 알맞다고나 할까요.  13일-19일까지, 액자 없이 캔버스 그대로, 오프닝도 없구요.
참 야생적인 생짜 전시회죠? ^^;

새 그림을 더 그릴 필요 없어서,  모처럼 한 달쯤 쉬며 이런저런 잡일 하다 느낀 건데요,
하나의 일을 택해서 처음부터 한 마무리까지 겪어보는 건,  긴 여행을 하거나 큰 강을 혼자 건너보는 것과 같은 듯해요.
모든 게 처음이고 살그머니 하다 보니까.... 포트폴리오 만들고, 갤러리 큐레이터 만나고, 팜플릿과 포스터 인쇄, 그걸 또 아르바이트 구해서

벽에 붙이는 일 따위가 매번 낯설었어요.  모르는 사람 만나는 걸 죽어라 싫어하는 녀자가 자기 그림 내보이며 '전시회장 좀 빌려주실랑가요?' 하는 게 얼마나 땀나는 일이겠어요? 그래서 딱 그 부분만 졸개 풀어서 해결했구만요. 에효. 으흐흐.         

출처-  갠의 블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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