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란 무엇일까?

 
사진은 한자로 寫眞이라고 씁니다. 배낄사(寫)에 참진(眞)을 써서 진짜를 배껴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복잡한 어원대신 우리말의 사진이라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그리고 사진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것이 사진을 찍는데 가져야할 첫번째 생각입니다.

사진은 빛을 가둬두는 것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빛입니다. 빛이 없다면 사진으로 아무 것도 표현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볼 수 있는 빛을 가시광선(可視光線)이라고 합니다. 이런 가시광선이 사진에 담겨지는 것입니다. 일부 특수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진은 가시광선이 만들어내는 것을 찍어주는 것입니다.
과학시간에 배웠듯이 밝음과 각가지 색들은 모두 가시광선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사진은 이런 가시광선이 만들어낸 것을 2차원의 평면에 담아내는 것입니다. 피사체에 가시광선이 비춰지면서 명암이 생겨서 윤곽과 질감이 생기고, 가시광선 중 특정 색을 반사하는 것은 색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색이라는 것은 가시광선이 다른 색은 모두 흡수해버리고 해당되는 색만을 반사하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필름이나 디카의 CCD 혹은 CMOS에 상이 맺혀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진은 빛이 가두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진실이기도 하고, 거짓이기도 하다

 사진은 피사체를 정직하게 담아내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가장 좋은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아름답게 담아내는 것입니다. 여기에 예술적인 혹은 특수한 효과를 주어서 뽐내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대중적인 사진 본연의 범주를 벗어난 예술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퓰리처상 사진전을 가보면 너무나 현실적이고 너무나 정직한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보도사진은 진실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공하거나 효과를 주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담아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진이 있는 그대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느끼는 가장 현실과 가까운 사진을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카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공을 통하여 현실보다 더 선명하고 색감이 좋게 만들기는 하지만 그것은 본연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은 한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렇든 사진은 피사체에 대한 진실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이라는 것은 거짓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상황을 연출하여 실제와는 다른 모습을 그려내기도 하고, 키가 작은 사람이 커보이게도 하며, 주변상황에 따라서 피사체의 성격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자신이 원하는 의도를 어느정도 사진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다른 사람을 곤경에 빠트릴 수도 있고, 추한것을 포장하거나 아름다운 것을 추하게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진은 진실과 거짓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생각을 하고 찍어야 한다

사진을 찍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냐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찍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찍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진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스냅으로 찍는 것이라면 몰라도 평범한 상황에서 찍는 사진들은 찍기 전에 생각을 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단순히 셔터를 눌러서 피사체가 사각의 틀 안에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뷰와인더나 LCD화면을 통해서 보여지는 피사체를 찍었을 때 어떻게 나올지를 미리 생각을 하면서 찍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을 찍기 전에 가늠해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분명히 다른 사진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서 아주 맛있어 보이는 핏자를 사진으로 담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핏자가 뷰와인더 안에만 들어오게 찍으면 생각보다 맛있어 보이지 않게 나옵니다. 하지만 뷰와인더를 자세히 보면서 여러방향이나 원근을 보면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좀 더 보기 좋고 맛있어 보이는 핏자의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세상을 향해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용기만으로 좋은 사진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사진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인생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진도 마찬가지로 타이밍이라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순간캡쳐사진을 보면 눈을 이상하게 뜨고 있거나 아주 추한 표정을 짓는 연예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일부러 그런 부분을 캡쳐를 한 것이지만 사진에서도 잘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주변상황을 감안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작업입니다. 얼만큼 밝고 어두운지, 사진을 찍을 때 방해가 되는 요소가 없는지, 바람이 부는지, 비가 오는지 등등 사진에 영향을 미칠 요소를 파악하고 촬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쁜 꽃이 있어서 찍으려고 하는데 바람이 불어서 흔들린다면 그것을 그대로 촬영을 했을 때 흔들리는 사진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바람을 가려주거나 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려야합니다. 한적한 골목길을 찍고 싶은데 차가 지나다닙니다. 그런데 그것을 그냥 찍는다면 한적한 느낌이 안듭니다. 차가 다 지나가고 정말로 한적한 모습일 때 찍어줘야 느낌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역시 사진도 노력없이는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없습니다.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보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을 모아놓고 사진을 비교해보면 천편일륜적으로 똑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형화된 형태로 사진들을 찍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진이 참 재미도 없고, 특별한 느낌도 안듭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한 장만을 살리더라도 여러 방향이나 여러 각도, 여러 구도를 이용하여 많이 찍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중요한 연습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찍는 것이 좋았고, 저런 상황에서는 이런 구도에 이런 각도로 찍는 것이 좋았다는 것이 기억에 남아서 그렇게 적용됐을 때 자신이 좋아할 수 있는 사진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 자동디카라면 주로 각도나 방향, 위치를 바꿔가며 찍어보는 것이 좋고, DSRL카메라를 사용한다면 그것들과 함께 조리개 값도 조절하여 여러번 찍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은 무조건 많이 찍어보다보면 감각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하지만 대놓고 무조건 찍는 것 보다는 여러가지 변화를 주어가며 찍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며 '이것은 어떻게 찍었을까?'를 생각해보자

혼자 열심히 찍어보는 것도 좋지만 정말 실력있고 잘 찍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이 사진은 어떻게 찍었을까?'를 생각해보고, 그 방법을 배우는 것도 사진 실력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일단 많이 보는 것만으로도 감각이라는 것은 생깁니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볼 때 가장 먼저 보아야할 것은 빛입니다. 빛을 어떻게 사용했는지가 사진을 가장 크게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진을 통해서 보여주는 표현력입니다. 같은 사물을 찍었어도 사람에 따라서 느낌이 달라집니다. 이것은 하나의 표현력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런 표현력을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그 사람이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재밌는 공부가 됩니다.

또 하나 연습을 해볼 수 있는 것은 TV시청입니다. TV를 보다보면 연속하여 움직이는 영상이 흐르지만 그것을 사진으로 찍었다고 생각하고 하나하나 보다보면 그것을 찍은 사람의 의도가 보이게 됩니다. 뭐 미장센이나 몽따주 같은 기법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복잡한 것은 차후에 설명하기로 하고, 우선 보여지는 영상들이 가지고 있는 의도와 그 의도를 어떻게 그려냈는지를 파악하는 연습을 하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영상미라는 것도 어느정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프로작가의 사진을 의식하지 말자

사진을 좀 찍다보면 슬슬 욕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프로작가들과 같은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과욕일 뿐입니다. 프로작가들은 어느정도의 연습과 훈련을 통하여 사진을 찍는 것보다는 만들어낸다고 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는 것도 어느정도까지이고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프로작가들은 자신의 실력에 맞는 장비들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부러 사진이 일그러져 보이거나 흔들리는 사진, 노출이 부족하거나 과다하게 노출이 된 사진들을 연출하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일일이 따라하다가는 정작 자신의 사진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보다는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만족 시킬 수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신을 비롯하여 점점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사진을 찍다보면 어느정도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프로작가들의 사진을 많이 보는 것은 좋지만, 그것을 너무 의식하고 그것에 맞춰 찍다보면 안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지 되버리는 시간

사진은 정적인 저작물입니다. 사진 속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습니다. 한번 찍힌 꽃은 영원히 지지 않는 것이 사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사진은 시간을 정지하여 갈무리 해놓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진입니다. 필름이나 인화된 사진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색이 변할 수 있지만 디지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듯 사진은 상당히 정적이고 고요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 붉은악마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는 있지만 그들이 외치는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첫돌을 맞이한 조카의 모습은 사진속에서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더이상 자라지도 않습니다. 이렇듯 한 순간을 담아서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사진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사진에 무엇을 담을지는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사진이 갖게되는 충분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corespace/70020025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