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접사 촬영시 요령에 대해서 한번 써 볼까 합니다. ^^

일반적으로 접사는 가까이 접근하여 작은 물체를 크게 촬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매크로렌즈나 접사관련 보조장비들(접사필터, 접사링, 리버스링, 링플래시 등) 입니다. 접사렌즈 및 보조장비들에 대해서는 펌글강좌 중 "접사에 대하여" 라는 제목으로 정리를 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접사렌즈를 이용해서 접사를 촬영하는 요령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접사렌즈를 이용해서 렌즈가 지원하는 최소촬영거리까지 접근해서 그냥 촬영을 해도 접사 사진이 찍힙니다. 하지만 이렇게 그냥 들이대서 아무런 조절없이 찍기만 한다면 그 결과물에 실망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접사 사진을 찍는 요령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

사진을 찍을때 주 피사체는 선명하고 뒷배경은 흐려지는 효과를 Out of Focus 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흔히 아웃포커싱이라는 말로 많이 사용되지요. 이 배경흐림효과가 잘 나타나게 되는 조건에 대해서는 이미 몇차례 설명을 드렸습니다. 첫번째가 낮은 조리개수치, 두번째가 높은 촛점거리, 세번째가 촬영거리 입니다.

일반적인 촬영에서는 첫번째와 두번째의 조건에 의해서 배경흐림효과의 정도가 많이 결정됩니다. 그래서 인물 촬영시에 배경흐림효과를 많이 낼수 있는 렌즈로 망원의 밝은 단렌즈들이 많이 추천되고 있지요. 하지만 접사의 경우는 위 조건들 중에서 세번째 조건이 배경흐림효과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됩니다.

접사시에는 보통 20cm 부근에서 촬영을 합니다. 필름면에서부터의 거리가 그렇고 렌즈의 끝단에서부터는 약 10cm 내외의 거리로 가까워지지요. 이때 피사체와의 거리보다 그 뒷배경과의 거리가 상당히 커짐으로서 자연스럽게 배경흐림효과가 연출됩니다. 굳이 조리개를 열지 않아도 심도가 낮아지는 결과가 되는 것이지요. 게다가 적당히 심도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심하게 낮아집니다. 나비나 잠자리의 경우 눈에 맞추면 날개나 더듬이 등이 흐려져서 전체적인 모습이 안나올 정도로 심하게 심도가 낮아집니다. 그래서 접사 촬영시에 요령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지요. ^^

접사 촬영시 요령은 가급적 조리개를 최대한 조이고 찍는 것입니다. 조리개를 조일 수 있는 만큼 조이고 찍어도 작은 곤충 한마리의 전체 모습이 모두 선명하게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심도가 낮습니다. 그래서 촛점을 맞추기도 쉽지 않습니다. 매크로렌즈의 AF 기능이 있어도 잘 사용하지 않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AF 로 촛점을 맞추었어도 호흡에 의해서 촛점이 바뀌는 상황이니까요. ^^

어쨋거나 접사 촬영시 첫번째 요령은 "최대한 조리개를 조여라" 입니다. 일반적인 접사 사진의 경우 보통 조리개가 16 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심하면 32 까지도 조여서 찍기도 하지요. 저도 대부분 22에서 32 까지 조여서 찍습니다. 이렇게 찍어도 찍는 방향에 따라서 곤충 전체의 모습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조리개를 이렇게 조이고 찍는 관계로 두번째 요령이 생기게 됩니다. 조리개를 조이는 만큼 노출을 맞추기 위해서 셔터속도는 느려지게 되어 있습니다. 셔터속도가 느려지게 되면 당연히 흔들리는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지요. 보통 조리개를 22이상으로 조이게 되면 대낮에도 셔터속도가 많이 낮아져서 셔터속도 확보가 안됩니다. 더구나 그늘진 곳이나 약간이라도 어두운 곳이라면 플래시가 필요하게 됩니다. 접사촬영의 두번째 요령이 여기에 있습니다. "충분한 광량을 확보하라" 입니다. 대부분의 접사 사진에서 플래시가 사용되는 이유입니다.

혹시 접사용 플래시가 따로 있는 것은 아십니까? 매크로 렌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접사용 외장 플래시가 따로 있습니다. 링플래시 라고 하는 것인데요. 보통의 외장플래시가 카메라의 머리 부분에 연결하는 반면에 링플래시는 렌즈의 옆에 장착을 합니다. 접사 촬영시에는 아주 가까이 근접해서 촬영을 하기 때문에 외장플래시처럼 빛이 카메라의 위에서 앞쪽으로 터져버리면 충분한 광량이 확보되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더구나 내장플래시로는 렌즈에 가려서 그림자가 생기기도 하지요. 그래서 접사용 플래시는 렌즈의 둘레에 거치하여 양 옆 또는 렌즈의 둘레에 장착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링플래시까지 갖추고 찍는다면 좋겠지만 취미로 사진을 찍는데 너무 많은 투자를 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제 경우에는 그냥 내장 플래시로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종종 외장플래시도 사용하지만 들고 다니기도 무겁고 불편하기 때문에 내장플래시만 활용하여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에 매크로렌즈의 최대촬영배율까지 촬영은 어렵지요. ^^  최대확대배율까지 촬영하려면 렌즈가 앞으로 튀어나가서 플래시의 빛을 가리기 때문에 사진의 절반이 깜감하게 나옵니다. 

어쨋거나 이 두가지 조건만 확실하게 적용을 해도 접사 사진의 결과물은 완전히 바뀝니다. 하지만 플래시를 사용 할 때 한가지 설정 변경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내장플래시는 카메라의 노출에 연동이 되는 TTL 모드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P, S, A 모드에서는 플래시의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또한 P 모드에서는 플래시의 팝업시 셔터속도가 1/60초로 고정이 됩니다. (기종에 따라서 다른 셔터속도로 될 수 도 있습니다.)

따라서 셔터속도를 더 올려 주기 위해서는 촬영모드를 M 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촬영모드만 M 모드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플래시의 발광도 수동으로 설정을 해야 합니다. TTL 설정을 풀어주지 않으면 노출에 연관이 되어서 플래시의 광량을 맞출수가 없습니다. 플래시도 수동 발광으로 설정을 변경하여 주셔야 합니다. 수동으로 변경을 하시면 광량을 설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Full 발광으로 맞추어 주시면 좋습니다. 빛이 많을 수록 조리개를 한스탑이라도 더 조일수 있으니까요. ^^

자 이제 M 모드에서 플래시를 수동 발광으로 Full 발광에 맞추시고 셔터속도는 최대로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카메라 기종에 따라서 셔터속도를 최대로 올릴수 있는 수치가 다릅니다. 제 카메라인 D50 의 경우 M 모드에서 플래시 팝업시 1/500 초가 최대입니다. 이것은 그 기종의 플래시 동조속도에 따라서 좌우됩니다. 어쨋거나 일단 셔터속도를 1/500초로 맞추고 조리개는 최고조리개 수치인 32에 맞추어서 찍어봅니다. 찍은 사진을 확인하면서 노출은 조리개 수치를 조정하여 맞추어 주는 것이 요령입니다.

촬영조건과 노출에 대한 요령은 위에 설명드린 대로 하시면 되고 이제 남은 것은 촛점을 맞추는 요령입니다. 서두에 설명드렸듯이 접사의 경우 심도가 극히 낮은 사진들이 됩니다. 특히 최소촬영거리까지 접근하여 찍는 경우에는 더 그렇지요. 이렇게 심도가 낮은 사진을 찍을때는 AF 기능이 별 효과가 없습니다. 물론 삼각대로 고정을 하고 찍는 경우에는 당연히 AF 기능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곤충이 아닌 꽃 처럼 움직이지 않는 대상을 접사할 경우에는 삼각대로 고정하고 AF 기능을 사용하시면 촛점에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 움직이는 곤충의 경우는 삼각대로 고정하고 찍을 시간적인 여유가 없습니다. 촛점을 맞춘후에 곤충이 약간만 움직여도 촛점이 어긋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는 일단 거리를 고정시킵니다. 즉 AF 를 끄고 촛점링을 돌려 원하는 거리를 맞추어 놓고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면서 제가 직접 앞이나 뒤로 움직이면서 촛점을 맞추지요.

카메라를 꼭 잡은채로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 상체를 앞이나 뒤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촛점이 맞았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셔터를 누릅니다. 앞으로 갈때 한번 찍고 뒤로 갈때 한번 찍습니다. 이런 작업을 곤충 한마리에 약 열댓번 합니다. 그러면 보통 한 대상을 찍는데 약 3-40장을 찍는 셈이 되지요. 이 중에서 가장 촛점과 구도가 잘 나온 것을 고르는 것 뿐입니다. ^^

또 한가지 팁은 곤충의 자세에 따라서 찍는 방향을 달리 하는 것입니다. 나비의 경우 날개를 접었을 때는 접은 날개의 평면이 카메라와 직각이 되도록 하면 날개의 전체가 전부 같은 거리에 있게 되므로 촛점을 맞추기가 쉽습니다. 날개를 폈을때는 위에서 내려다 보면서 찍으면 역시 촛점 맞추기가 쉽구요. 길이가 길쭉한 곤충을 앞에서 찍으려면 촛점을 맞추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머리에 맞추면 뒤에 몸이 흐려지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길이가 긴 곤충은 일반적으로 옆에서 찍습니다. 물론 때로는 일부러 머리만 촛점을 맞추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

 [출처] 접사 촬영의 요령...|작성자 괴무리